작성자 천천히
작성일 2026-06-20 (토)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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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 바로 읽기 1 ”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기 8:7)

 

이 구절은 특히 자영업을 하는 이들이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막 개업하는 교인들의 가게에 가보면, 이 구절을 목판에 새겨 벽에 걸어놓거나, 붓으로 써서 액자에 넣어 벽에 붙여 놓은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또 어렵게 교회를 개척하고 소박하게 첫 예배를 드릴 때, 축하하러 오는 이들 가운데에도 바로 이 구절을 인용하면서 축복하기도 합니다. 문자 그대로, 시작은 조촐하게 했지만, 이제 곧 번창할 것이라고 하는 본인들의 기대와 축하객들의 축복을 함께 담을 수 있는 구절 같기에, 많이 애용되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성경에 나오는 구절인 만큼, 보증수표 구실을 한다는 믿음까지 부추기기도 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사업이 아무리 번창해도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것이기에, 제법 번창한 회사에 가보아도 이 구절이 벽에 걸려 있는 것을 보면 그 사업주의 원대한 포부가 엿보입니다.

 

같은 구절이 [표준새번역]에서는 처음에는 보잘것없겠지만 나중에는 크게 될 것이다.”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 그러나 이 구절은, 성경에 나오는 본문이라 하여 늘 안심하고 인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아무리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도, 성탄절을 맞이해서 이에 헤롯이 가만히 박사들을 불러 별이 나타난 때를 자세히 묻고 베들레헴으로 보내며 이르되 가서 아기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 찾거든 내게 고하여 나도 가서 그에게 경배하게 하라’.”(마태2:7~8)를 인용하면서, 헤롯 왕도 아기 예수께 진정으로 경배할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문맥 전체에서, 그것이 헤롯의 음모임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뒤 문맥을 보지 않고 헤롯이 한 말만 따와서 그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를 가리킨다고 말한다면, 듣는 이들이 얼마나 당황스럽겠습니까.

 

오늘 우리가 살펴보는 욥기 87,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도 아니고, 욥이 한 말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꾸중을 받은 욥의 세 친구 중에서 수아 사람인 빌닷이 한 말입니다. 욥기에는 하나님의 말씀과 욥의 말 외에, 데만 사람인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인 빌닷과 나아마 사람인 소발과 부스 사람인 엘리후등 욥의 친구들의 말도 함께 나옵니다. 욥기에 나오는 친구들의 장황한 연설은, 욥기의 신학에서는 모두 부정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인들은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그 말 자체가 좋아서, 그 말을 누가 했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성경에 나오는 말이라고 하여 무턱대고 인용한 것입니다. 욥기에 등장하는 욥의 친구들은, 그들이 욥에게 한 말로 오히려 하나님의 진노를 샀을 뿐입니다. - 주께서는 욥에게 말씀을 마치신 다음에, 데만 사람 엘리바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와 네 두 친구에게 분노한 것은, 너희가 나를 두고 말할 때, 내 종 욥처럼 옳게 말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욥기42:7)

 

고통당하고 있는 욥을 방문한 네 사람, 엘리바스와 빌닷과 소발과 엘리후 등이 욥에게 말할 때 그들은 당시의 유대교의 신학을 진술하였고, 그러면서 당시에 잘 알려진 격언, 금언, 속담, 교훈을 인용했습니다. 우리가 오늘 문제 삼고 있는 욥기 87, 곧 빌닷이 한 이 말도 당시에 잘 알려진 격언이었거나, 빌닷이 만들어낸 말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이 말을 인용하지 못할 까닭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성경에 나오는 말씀이라고,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인용할 때는, 또는 교훈이라든지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말을 따로 인용할 때는, 성경에 나오는 여러 말을 잘 구별해서, 긍정적이고 바른 뜻을 지닌 본문을 인용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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