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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때 예복(가운 / 이하는 예복이라 한다.)을 입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생각해보니까 대부분의 교회에서 목사, 장로, 성경 봉독자, 봉헌위원, 찬양대원들입니다.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은 그림이 그려집니다. 하지만 왜 예복을 입는가를 생각해보면, 그 답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어나는 해프닝이 있습니다. 특히 찬양대원들이 입는 예복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데, 예복이 연극의 소품으로 주로 등장한다는 사실이지요. 심지어는 급할 때 걸레 대용으로 쓰는 경우도 보았으니까요. 주로 어린이나 청소년 찬양대원들의 경우, 예복에 대한 전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예복이 1년 내내 교육관 곳곳에 흩어져 있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우리가 반드시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우리가 예배 때 왜 예복을 입어야 하는지 그 전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예복을 입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예(禮)를 갖추어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는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성령의 교통하심을 나타내기 위함입니다. 그러니까 예복은, 입는 사람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죄악 된 모습을 가리며,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신 정결한 옷을 입는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예복은 목사만 입는 옷이 아니라 예배 안에서 평신도도 입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입게 되는 예복은 ‘하나님께서 나를 감싸주신다.’는 마음가짐으로 입어야 합니다. 우리는 연약하여 죄에 넘어지고 빠질 수밖에 없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거룩한 일들을 해낼 수 있는 것이니까요.
목사는 예복을 입을 때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더 깊이 느끼게 됩니다. 예복을 입음으로써 자신이 집례자로서, 말씀 선포자로서, 성례(세례와 성만찬)를 행하는 성직자로서, 또 목회자로서 자신의 위상과 사명감을 보다 깊이 느끼게 되겠지요. 또한 평신도가 예복을 입을 때는, 만인사제직의 개신교 정신으로, 예배의 방관자(구경꾼)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예배에 임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목사든 평신도든 예복을 입을 때 가져야 할 태도는 ‘겸손한 마음과 복종의 자세와 봉사의 정신’입니다. 우리가 입는 예복은 하나님이 거룩하시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옷이며, 하나님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옷이니까요.
감리교회는 얼마 전까지 다른 개신교회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예복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검은색은 성서적으로 볼 때 예복이 상징하는 깊은 뜻을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신앙적으로 깊은 의미와 내용을 나타내는 흰색의 예복을 입는 것입니다. 흰색은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의 순결을 나타냅니다. 그 밖에도 흰색은 그리스도로 인한 기쁨과 빛, 승리와 진리, 완전과 성결, 그리고 영광을 나타냅니다. 또한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진 승리와,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는 의미로 흰 예복을 입는 것입니다.
이제, 예배 때 예복을 입는 이유를 알았으니, 예복을 입는 이들은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쁜 마음으로 예배에 참여해야 할 것이고, 예복을 아끼고 잘 보관하는 일에 있어서도 흐트러짐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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