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 가보는 부활절 ”
예수님이 부활하신 뒤 찾아간 곳은 그를 몰라주던 유대인들이나 그를 괴롭히던 로마인들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찾아갔다는 흔적을 우리가 몰라서일까. 우리가 알기로는, 절망하고, 겁에 질리고, 해야 할 일을 모르던 사람들을 찾아간 이야기만 나온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예루살렘에서 희망을 찾지 못해 엠마오로 가던 사람들에게 새 희망을 찾게 해주셨고(눅24:15), 겁에 질려 옴짝달싹 못하던 제자들을 찾아가서 기쁨을 찾게 하셨고(요20:19), 해야 할 일을 몰라 헤매던 사람들에게 사명을 찾게 해주셨다(마28:17~20). 또한 예수님은 디베랴 호수에서, 시몬을 처음 부르셨을 때를 기억나게 하시면서, 제자의 사명은 함께 먹고 마시면서 나누는 것이라는, 사랑의 이치를 가르치셨다(요21:1~14). 이렇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찾아가신 곳은 한 결 같이 희망을 찾지 못하고, 겁에 질려 있고, 해야 할 일을 모르던 사람들이었다.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그들의 삶에는 부활이 없었다는 것이다.
열심히 바동거리며 살고는 있지만 우리는 예수님이 주시는 참된 희망과 기쁨과 사명을 찾지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예수님은 부활하셨지만 제자들과 우리는 아직도 십자가의 삶에 머물러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예수님은 거꾸로, 부활에서 십자가로 찾아오신다. ‘십자가를 통해 부활에 이르러야 하는데, 십자가에 머물고 있는 우리를 찾아오시다니... 어쩌면 십자가를 알지 못하고는 부활도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시려는 것일까...’
아직도 십자가의 삶에 머물러 있는 우리에게, 오늘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찾아오셔서 부활의 삶을 나누어주시는데, 그것이 우리의 참된 희망인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