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천천히
작성일 2020-08-15 (토) 15:42
ㆍ추천: 0  ㆍ조회: 70      
http://slowstep.org/home/?slowstep.2345.21
“ 자기 자신의 자리 ”
 
오늘(8월9일) 주일 예배 설교 때 아래 예화를 인용하며 교우들에게 우울해 하지 말고, 속상해 하지 말고, 하늘의 지혜를 구하며 살자고 했는데, 지금 내가 우울하고 속상하네요.. ㅠ

이번 주에 생일이 들어 있는 교우가 있어, 가능한 신선하고 맛있는 케이크를 준비하려고 어제(토) 그 폭우를 뚫고 진주에 다녀온 건데, 진주에서 개인이 하는 나름 인지도 있는 빵집이었는데, 또 주말에는 모든 품목 20% DC라 하여 더욱 잘 됐다 싶어 케이크를 하나 사온 건데.. 오늘 축하한 뒤 케이크 맛을 보니, 어제 당일에 만든 게 아니라 하루이틀 지난 케이크였습니다. 냉장 보관을 하면 하루이틀 지났다고 상하거나 하진 않지만, 그 맛은 현저히 떨어지지요. 케이크 좋아하는 분들은 다 알 것입니다. 그 빵집은 당일 만든 것만 판매한다고 자랑하던데.. 주말에 싸게 파는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왠지 사기 당한 느낌이 들어 몹시 불쾌했고 그로 인해 우울해졌습니다.
이 우울한 느낌을 없애보려고 주일 오후 아내가 좋아하는 아이스바를 사오겠다고 자청했는데, 사오고 보니 그 중 하나가 유통기한도 훨씬 지난 작년 여름에 만든 것이었습니다. 에효! 더 속상하고 화가 났습니다. 장사치들은 자기가 판매하는 상품의 상태를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건 소비자의 돈을 훔치려는 도둑질에 해당합니다. 식품을 사면서 유통기한을 자세히 보지 않은 나의 불찰도 있겠으나, 아무리 작은 마트라도 이렇게 물건을 팔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면서 장사가 너무 안 된다, 영세 자영업자들 다 죽인다 하며 불평 불만은 하늘을 찌르지요..

어찌 됐건, 교우들에게 설교한 뒤 반나절이 지나기도 전에 내가 먼저, 설교하며 당부했던 것을 어기고 말았습니다. 역시 설교를 하는 것도 어렵지만 설교한 대로 살아가는 것은 훠얼~~씬 어렵네요.
그 빵집과 이 동네 마트는 다시는 갈 일이 없을 겁니다..

<자기 자신의 자리>
"외롭다, 쓸쓸하다, 나만 상처받았다, 이렇게 쉽게 말하지 맙시다. 그것이야말로 나의 착각이요, 교만이요, 사치입니다. 주변을 한 번 돌아보세요.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 빠짐없이 모든 게 놓여 있습니다. 식탁, 의자, TV, 수건, 그릇, 전등.. 모두 자기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기의 자리를 잘 지키는 사람이나 사물은 외로워지고 싶어도 쓸쓸함을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그 자리가 높은 자리든 낮은 자리든, 빛나는 자리든 빛이 나지 않는 자리든 지금 자기가 발 딛고 선 자리, 그 자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라는 생각, 바로 그 생각이 이 세상을 지탱시키는 버팀목이 되는 것입니다.
여름날에 산과 들이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차게 되는 까닭은, 아주 작은 풀잎 하나, 아주 작은 나뭇잎 한 장의 푸르름이 있기 때문입니다. 겨울날에 눈 덮인 들판이 따뜻한 이불처럼 보이는 것은 아주 작은 눈송이들이 서로서로 손을 잡고 어깨를 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약해 보이는 작은 힘들이 모여 아름답고 거대한 풍경화를 연출해 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기 자리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은 결코 외로움이나 쓸쓸함을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나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내가 필요한 곳이 단 한 군데라도 있다면, 그 사람은 매우 행복한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사는 사람에게는, 지금 이 자리에서, 결코 작지 않은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것입니다."
 
 
 
 
   
  0
3500
약속은 꼭 지키자고 하는 거다!
  약속은 꼭 지키자고 하는 겁니다!"데리러 꼭 다시 오겠다."(아래는 사진 설명)"카불공항에 도착해서 한국 정부를 도운 아프간인들과 감격의 포옹을 나누고 있는 김일응 공사참사관. 김 공사참사관은 최태호 주아프가니스탄 대사와 함께 비상시 대피 계획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잘했습니다.. 다만, 이번에 데리고 온 사람들이 다는 아닐 텐데, 남아 있는 이들 중에 반드시 탈출해야 할 이들이 있다면, 외교적, 물질적, 행...

 [2021/08/27 12:13]
고양이들이 가르쳐 준 것
  며칠 전에 집에 고양이 여러 마리가 들어왔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린가 하겠지만, 실제 고양이가 아니라 고양이 인형입니다. ㅎㅎ 그런데 이 고양이 인형들이 좀 특이한 게 '모든 것을 들어주는 고양이'입니다. 생긴 건 다른데 모두 똑같은 높이로 손을(발인가?) 들고 있어서, 그 위에 어떤 물건을 올려놓던지 안정되게 받쳐줍니다.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진리란, 결국 모든 것의 밑에서 떠받쳐주는 것이다. 우리가 ...

 [2021/05/31 09:46]
토끼풀이 가르쳐 주는 것
  외래종이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들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토끼풀. 어떤 이에게는 꽃팔지와 꽃반지의 추억도 있겠네요.. 자세히 보니 한쪽은 막자갈, 다른 한 쪽은 콘크리트입니다. '와~ 어떻게 저 틈을 비집고 자랐을까. 게다가 꽃까지..' 토끼풀의 생명력이 참 대단합니다.세상은, 모든 면에서 척박해졌습니다. 콘크리트 쪽에서는 자기네가 옥토라고 거짓말하고, 막자갈 쪽에서는 그래도 자기네는 숨을 쉴 수 있다고 ...

 [2021/05/01 20:53]
부활절을 맞이하며..
  고난주간 마지막 날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립니다. 봄비치곤 많이 내립니다. 이 비가 청소부가 되어 온갖 해로운 먼지들을 다 씻어주기 바랍니다. 서울과 부산시장 후보로 나온 엉터리들을 쓸어가기를 바랍니다. 옳고 그름보다는 자신의 이익과 욕심에만 관심이 있는 유권자들에게 물벼락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 억울한 이들,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 꿈을 잃어버린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의 단비가 ...

 [2021/04/03 13:58]
목회자의 취미
  목회자의 취미,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오디오를 통한 전문적인 음악 감상과 평론이다. 이 취미는 중3 때인 1981년부터 즐겨 했으니, 어느덧 40년이 됐다. 그래서일까, 비싼 오디오는 아니지만, 내 오디오는 세 곳에 포진해 있다. 내 방(서재)에, 예배당에, 그리고 목사관 거실에. 오디오를 다 소개하기엔 너무 번거로우니, 그 중에 작은 북셀프 스피커들을 소개하면서, 그 쓰임과 특성과 나름의 해석을 덧붙...

 [2021/03/13 09:47]
광야의 예수
  어제 늦은 밤에 페이스북 친구인 한 후배 목사님이 속상하고 화가 난 마음을 짧은 글에 담아 올렸기에, 남의 일 같지 않아 이 그림을 보내며 위로했습니다.이반 니콜라예비치 크람스코이(Ivan Nikolayevich Kramskoi)의 'Christ in the Desert, 1872'입니다. 크람스코이는 러시아 이동파 사실주의 화가입니다.(그림은 '교회력 설교 모임'에 김수열 님이 올려 놓은 것을 가져왔습니다.)그러고 보니 나도 사순절 첫 번째 주일을 보내면서...

 [2021/02/23 13:52]
나사렛 출신 예수 (요한복음 1:43~51)
  우리는 저마다 출신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출신지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당당히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내가 태어나거나 자란 곳은 별 볼 일 없는 곳’이라는 편견 때문입니다. 온 세계의 왕이요 그리스도로 믿고 따르는 예수가 나사렛 출신이라는 사실은, 지금의 우리에게는 그리 대수롭지 않은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2000년 전, 유대 사회에서 나사렛 출신이라는 사실은, 심지어 같은 ...

 [2021/01/16 11:35]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자 (빌립 3:10~14)
  영화 ‘말아톤’에는 장애인 아들을 둔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 장애인 청년이 우여곡절 끝에 엄마의 믿음과 사랑으로 그 힘든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는 내용입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번 시작했으면 끝까지 가야 하는 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그런 쉼 없는 달리기를 잘 할 수 있을까요? 본문 14절을 보면, 바울 사도는 ‘푯...

 [2021/01/09 11:54]
오직 믿음으로 주를 바라보자 (히12:2, 시119:37)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힘들게 살아온 교우들 모두에게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큰 위로와 새로움이 충만하게 임하기를 바랍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는 희망을 품고 시작하지만, 또한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있음을 압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온전한 신앙을 어떻게 세워나가야 하는 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유례가 없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고, 그로 인해 ...

 [2021/01/02 11:28]
빛의 자녀들처럼 열매를 맺자 (엡5:8~9)
  전국에서 유명한 곶감 산지여서 우리 동네는 감나무가 무척 많습니다. 감나무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봄에 새순이 돋고, 봄에서 여름 사이에 눈에 잘 안 띄는 아주 작은 노란 꽃이 핀 다음, 여름에 작은 열매가 달려 자라다가, 가을이 되면 예쁜 주황빛 감으로 바뀌고, 11월 초가 되면 실한 감을 따게 됩니다. 얼핏 보면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 같지만, 감을 수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가 필요한지 모릅니다. 봄이 ...

 [2020/12/26 12:50]
12345678910,,,45



경상남도 산청군 시천면 남명로 234번길 30 (사리 900-60). admin@slowstep.org / Copyright (c) SlowSte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