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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보니 강아지 한 마리가 죽었습니다. 태어난지 삼일만에 죽었습니다. (사진에서 맨 아래 녀석) 그녀석은 다른 형제보다 유난히 작았고 어미 젖도 잘 먹지 못하더니 끝내 그렇게 가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녀석은 '무녀리'였던 것 같습니다. 무녀리(문열이)가 뭔지 아시나요?.. 국어사전에는 '한 태에 낳은 여러 마리 새끼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온 새끼'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무녀리는 다른 새끼들보다 작고 약한 처지가 됩니다. 왜 그럴까요?.. 모든 새끼는 어미의 뱃속에서 비슷한 크기에 비슷한 환경에 있게 되지만 태어날 때 처음 나오는 맏이는 닫혀있는 어미의 태를 열고 나오느라 자신의 모든 힘을 소진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뒤를 따라 나오는 새끼들은 이미 열려있는 어미의 산도를 따라 나오기 때문에 그다지 많은 힘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힘이 남아 있겠지요. 모든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어미의 젖을 빨게 되어 있는데, 그때부터 새끼들 간에 힘겨루기가 시작됩니다. 여기서 무녀리는 힘이 딸려 밀려나게 됩니다. 그리고 어미는 모든 새끼가 젖을 먹은 것으로 알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되다보니 무녀리는 점점 약해지게 되고, 그 녀석이 오늘 죽은 것입니다. 정말 짧은 삼일 동안의 만남, 그리고 이별... 허무하고 속상하긴 하지만 이것도 자연의 이치임을 받아들입니다. 어미(봄이)도 그걸 아는지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합니다. 나머지 새끼들은 건강히 잘 자라주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