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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일입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웃 아주머니가 저녁 무렵에 목사관을 찾아왔습니다. 부산에 사는 친척이 보내준 건데, 목사님도 한번 맛보라고 조금 가져왔다는 겁니다. 당면이 들어간 어묵 두 봉지였습니다. 그런데 반 쯤 해동된 상태였지요. 어찌됐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아주머니를 배웅했고, 당장 맛 볼 게 아니어서 어묵을 냉동실에 넣으면서 보니까 이런, 유통기한이 한 달 정도 지난 어묵이었습니다.. 순간 몹시 불쾌했지요. 그래도 어묵을 당장 어쩌지 못해 냉동실에 보관했고, 그 때부터 계속 고민했습니다.
우선 긍정적으로 생각해봤습니다. 그 이웃 아주머니도 유통기한이 지난 걸 몰랐을거야.. 그러나 바로 부정적인 생각이 몰려왔습니다. 아니, 누굴 거지로 아나? 버리긴 아깝고 자기가 먹긴 싫으니 가난한 교회에 갖다 주면서 인심이나 쓰려 한 걸까?. 이틀 내내 이런 생각이 왔다갔다하다가 오늘, 마침내 버린 겁니다. 그리고 이제 사실 여부를 떠나 다시 생각을 해봅니다. 주고도 욕을 먹는 것처럼 어리석은 게 또 있을까?. 나도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 때는, 받는 이가 불쾌하지 않게 정말 최선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고 사랑을 다해야겠구나.. 올해 우리 교회 표어는 "내 마음과 정성를 다하여서"입니다. 사물을 대하든 사람을 대하든 하느님을 대하든, 위와 같은 생각에 늘 진실하도록 다짐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