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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트럭 한 대가 우리 교회 마당에 들어섭니다. 트럭을 덮은 천막을 걷으니, 가구 같은 게 보이네요. 지난주에 제작을 의뢰했던 ‘예배당 의자 앞 가림대’입니다. 사연이 있었어요.. 11년 전 교회를 개척할 때 의자 맨 앞 가림대는 따로 제작하지 않았는데 (작은 예배당이 답답해 보일까봐) 세월이 흐르다 보니 아쉬움이 생겼지요. 그런데 얼마 전, 진주지방 교역자회 준비를 위해 교우들과 예배당 청소를 한 뒤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았던 한 음식점 사장님이 식사 후 나를 좀 보자시더니 당신이 우리 교회 예배당 의자 앞 가림대를 헌물할 테니 값을 알아봐 달라는 겁니다. (?) 그래서 11년 전 교회 비품을 구입했던 성구사에 연락했고, 사장님이 헌금하여 제작을 의뢰했으며, 오늘, 명절 밑에, 빗속을 뚫고 경기도 파주시에서 전라도 남원을 거쳐 이곳에 온 것이니, 실로 대단한 여정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분은 옆동네 교회를 다니는 집사님입니다. 몇 해 전, 앞서 섬기던 교회에 실망이 커서 우리 교회에 잠시 나오셨던 적이 있는데, 그때 우리 교회에 의자 앞 가림대가 없는 걸 보시고 당신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다네요. 그런데 하필 우리가 그날 이분의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으니..^^ 이 놀라운 사연으로, 11년만에 우리 교회 예배당 의자가 완전체가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