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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지리산 자락은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지금껏 내립니다. 주말까지 계속 비 예보가 있으니, 이 비 그치면 가을이 성큼 다가올 것 같네요. 이렇게 계절이 바뀌는 때 귀한 손님이 다녀갔습니다. 서울 돈암교회 교우인데, 일 때문에 광주, 창원, 하동을 갔다가 고향인 생초(산청 위)에 올라가면서 이곳에 들른 것입니다. 초면은 아니고 여러 차례 만난 분이지만, 오랜만에 봬어서 그런지 무척 반가웠습니다. 마땅히 대접할 게 없어서 원두커피(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를 정성껏 내려 드렸습니다. 잠깐 다녀가면서 새로운 소식도 전해주셨습니다. 서울 돈암교회 담임목사님이 (감신 74) 정년보다 조금 앞당겨 내년에 은퇴하신다는 것과 그동안 나를 좋게 여겨주셨던 아무개 장로님이 (이미 은퇴 장로) 서울 돈암교회 교회당 관리를 맡으셨다는 것, 그리고 선교회 식구들의 소식까지.. 오늘도 깨닫습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정현종)는 것을. 아쉬운 마음으로 배웅하면서, 빗속을 뚫고 달려나가는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나는 그렇게 서 있었습니다. 두 번째 사진은, 미처 비를 피하지 못한 암끝검은표범나비 한 마리가 목사관 창문 방충망에 앉아 있길래, 재미있는 사진이 나올 것 같아 얼른 휴대폰으로 찍었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냈지요. “너만 괜찮다면 마음껏 쉬다 가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