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과 생명 ”
'벌레잡이 제비꽃', 이 가녀린 꽃은 여름 내내 그늘진 곳에서 숨 죽이고 있다가 만추가 돼서야 힘겹게 꽃을 하나 피웠습니다. 너무 작아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자세히 보니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그리고 흐트러짐 없이 꽃을 펼치고 있네요. "네, 작은 것이 아름답습니다." 이 놀라운 생명이 추워 보여서 햇볕을 좀 쐬어주었습니다.
네발나비과 '멋쟁이 나비', 햇볕을 찾아 땅 위에 내려 앉은 게 아니라, 파드득 파드득 힘겨운 날개짓을 하며 그 생명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름에 걸맞게 화려한 옷을 입고 있는 이 녀석, 마지막 시간을 보내면서도 멋스러움을 잃어버리지 않네요. 어디선가 짝짓기를 통해 2세도 남겼겠지요? 내년 봄이 되면 이 멋쟁이들이 또 찾아올 겁니다..
나타나는 생명, 사라지는 생명, 어느 것이든 고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습니다. 사람도 그렇고요.. 그러니 생명을 다하여 살아 내고, 생명을 다하여 사랑하고, 또 생명을 다하여 사라지는 것! 우리가 순명해야 할 창조주의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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