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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반제품을 구입해서 다듬고 칠하고 붙이고 하더니 벽시계 삼형제를 만들었습니다. 예배당 입구 로비에 걸 시계랍니다. 조심해서 걸고 난 뒤 시계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눈썰미 좋은 분들은 알아차렸을 겁니다. 맏이는 시분 표시를 했고, 둘째는 시분 표시가 없으며, 막내는 멈춰 있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요?.. 한참 생각하다 내린 결론은, 시분 표시가 있는 맏이는 크로노스이고, 그게 없는 둘째는 카이로스이며, 멈춰 있는 막내는 하루에 두 번 정확한 시간을 알려줍니다. 오늘은 언제인가?.. 이제 그 날이 된 건가?.. 내게 있어 정확한 게 과연 두 가지는 될까?.. 저 시계 삼형제는 시간을 세 가지로 보라는 교훈을 줍니다. 아니, 교훈이 아니라 경고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2016년, 그런데 돌이켜 보니 시간이 내 것이라고 착각하며 살아온 날들이었습니다. 아, 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시계 삼형제는 그런 나에게 교훈과 경고를 줍니다. 2016년의 남은 날,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생각하며 살자. 2017년 새해,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더욱 생각하며 살자! 스스로 다짐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