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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에 앉아 늘 유리창 너머에 펼쳐지는 지리산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곤 했는데, 오늘 밤엔 거꾸로 바깥에서 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예배당 안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예쁜 모자이크 창 아래로 작은 십자가가 보이고, 의자와 방석, 그리고 신발장도 보이네요. 저마다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 주인이 있고말고요. 벌써 네 명의 주인이 생겼으니 언젠가는 의자, 방석, 신발장이 모두 자신의 주인을 맞이할 것입니다. 시골은 도시에 비해서 뭐든지 천천히 갑니다. 그래서 목회도 천천히 가야 합니다. 이를 어기고 달리다 보면 교회는 시골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되겠지요. 오늘 이 밤에 예배당 안을 들여다 보는 사람이 되어 보니 호기심이 듭니다. 이 예배당에는 누가 올까. 이 예배당에서 도대체 무엇을 할까. 나도 들어가게 해달라면 반갑게 맞아줄까?.. 산청돈암교회가 바로 이 자리에 있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