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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마당을 청소하다 계단을 받치고 있는 기둥 뒷편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검은색 페인트 칠을 한 그곳에 어떤 녀석들이 벌써 낙서를 한 것입니다. "아니, 어떤 *들이 벌써 낙서를 했지?" 화가 나서 식식거리다가 낙서를 다시 보고는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봉헌식 때 엄마 손을 붙잡고 온 어린 조카들 이름이 큼지막하게 써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녀석들이 외삼촌 교회에 확실하게 싸인을 하고 간 것입니다...ㅋㅋ 범인(?)은 밝혀졌지만 죄를 물을 수도 없고... 제 어린 시절이 생각 나서 한동안 낙서를 그대로 둘 생각입니다. 저도 동네 담벼락에 낙서 참 많이 하고 다녔으니까요. ㅎㅎ 낙서가 있다는 건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고, 아이들이 있다는 건 그 지역에 소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비록 조카들은 떠나갔지만 그 빈자리를 우리동네 아이들이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뭐, 낙서 또 생기면 어떻습니까? 아이들이 교회를 찾아오고, 교회가 아이들의 건강한 놀이터가 된다면 이건 주님이 기뻐하실 일이지요! 오늘도 이렇게 천천히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