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유감 ”
오늘 진주지방 정보통신위원회 모임이 있어 진주에 나갔다가 혁신도시에 있는 근사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밖에 세워둔 내 차를 물끄러미 바라보니 앞뒤로 고급 외제 자동차가 주차돼 있었습니다. 하나는 jeep 랭글러(신차가 6천만원)고 또 다른 하나는 BMW 730i(신차가 1억원)였습니다. ㅎㅎ 기억을 더듬어 17년 전 내 자동차를 샀을 때의 가격은 1천3백만원 정도 였기에, 위에 언급한 자동차들과의 비교는 웃기는 일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물끄러미 바라볼수록 내 차가 앞뒤의 고급 차에 하나도 꿀리지 않는 겁니다. 다자인도 준수하고 무엇보다 차 색상(오션블루)이 아주 예쁩니다. 게다가 17년 동안 큰 고장 없이 나와 내 가족을 안전하게 모셔온 이 녀석(SM3), 마치 오랜 친구처럼 느껴졌습니다.. 역시 자동차는 관리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보통 사람들이야 재력과 용도에 따라 고급 자동차를 탈 수도 있겠지만 성직자들(신부,승려,목사)은 나이와 종교 단체의 규모와 상관 없이 자동차를 검소하게 타야 할 텐데.. 굳이 조금 큰 차를 타야 한다면 (승용차 기준) 배기량 2천cc를 초과하지 않는 중형차도 충분할 텐데..'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압니다. 비싸도 너무 비싼 차를 타는 성직자들이 적지 않으니까요. 그걸 뭐라고 하면 대부분 비슷한 답을 듣습니다. 이건 교회 차다. 내가 산 게 아니라 교회에서(신도가) 사준 차다. 내 나이가 몇인데, 이제는 좀 안전하게 큰 차를 타야지~! 1997년 이후 목사로 살아오면서 나는 이보다 더 멍청하고 오만한 소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고도 어찌 주님의 종이라 자처할 수 있을까요..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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