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천천히
작성일 2019-04-02 (화)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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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엔.. ”
 
4월을 만우절로 시작하는 게 몹시 불만이지만, 새로운 달에 거는 기대를 품고 달력을 넘겨보니 '흙내'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지요. 4월엔 농부나 정원사나 모두 흙을 많이 만지게 됩니다. 흙을 얼마나 많이 만지냐에 따라 일의 성과가 달라지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흙내를 맡게 되는데, 나는 지금껏 똑같은 흙내를 맡아보지 못했습니다. 흙내는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그 다름에 생명력이 있습니다. 어떤 흙에서든 생명은 약동하니까요. 반면에 쇠붙이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이지만, 냄새가 거의 없고 있어도 고약합니다. 느낌은 차가우며 생명을 연상할 수 있는 물질은 더욱 아니지요..

4월엔, 가슴을 후벼팔 정도로 아프고 괴로운 날이 영원히 봉인된 것처럼 콕 박혀있습니다. <4.16.> 5년 전 그 날에 나는 나무와 흙을 만지다가 믿기지 않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실이 아니길 바랐는데, 수많은 생명이 그 무거운 쇠붙이와 함께 차가운 물속으로 사라져갔습니다.. 5년이 지난 아직까지 이 참사가 진행형이라는 것이 처절할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그래서 4월엔, 이 일을 잊지 않으려고, 무참하게 사라져간 많은 생명들을 잊지 않으려고, 쇠붙이보다는 흙과 흙내를 좀 더 만지고 맡는 한 달이 되도록 살아볼 겁니다. 그래야 죽음을 넘어선 부활의 희망을 조심스럽게 말해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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