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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마당에 떨어져 있는 풀잎을 쓸어 담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보는 것 같아 돌아보니 ‘부겐빌리아’입니다. 남아메리카가 고향인 분꽃과의 이 식물, 생김새가 독특합니다. 얼핏 보면 정말 사람 눈처럼 보입니다. 치명적인(?) 아름다움이랄까, 내가 놀란 이유입니다. 얘는 붉은색인데, 분홍색과 흰색도 있습니다. (원래 꽃은 눈처럼 보이는 흰색. 붉은색은 이파리가 변색된 것.) 그러고 보니 정원의 모든 식물이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흠칫하면서 정원 주변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만약 식물이 정말로 나를 바라본다면 어떻게 볼까요? 있는 그대로 보겠지요?. 우리 사람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우리에겐 사심(욕심)이 너무 많아 그게 참 어렵네요. 절기상 ‘백로’가 지나면서 신기할 정도로 아침저녁에 선선해졌습니다. 그걸 우리는 잘 알고 바라보는데, 정작 자신의 마음(상태)은 보지 않으려 합니다. 세상은 온통 ‘너, 니가, 당신이, 자네가, 저 인간이, 저ㄴ이..’ 하며 ‘너너너너너!’만 보는데, 자기 자신부터 먼저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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