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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틈나리'(백합)가 아직도 건재한 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올 겨울 첫 추위를 이겨낼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미리 작별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꽃잎을 바라보면, 참 예쁩니다. 이파리는 조금 덜 예쁩니다. 줄기는 별로 관심이 없고, 뿌리는 아예 생각조차 안 하지요.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뿌리, 줄기, 이파리, 꽃! 모두 온전해야 예쁘고 아름다운 화초가 되는 것을! 사람도 마찬가지겠지요? 얼굴만 보지 말고, 몸매만 보지 말고, 걸친 옷만 보지 말고, 타는 차만 보지 말고, 사는 집만 보지 말고, 그 사람의 생각과 언행과 성품과 살아가는 모습을 인내하며 다 보아야 그 사람에 대해 온전히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사람을 어느 한 부분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있는 모습 그대로 전체를 볼 수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판단조차 하지 않으면 더 좋겠지만 나는 아직 그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