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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포도주로 변했다는 요한복음 기자의 보도는 사실입니까, 아니면 신앙적인 해석에 불과합니까? 교회 안에서는 이 사건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입장입니다. 물이 포도주로 변했다는 사실을 일단 전제하고, 이 사건에서 신앙적인 교훈을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본문의 핵심 메시지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본문이 말하려는 핵심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요한복음 기자는 자신이 처한 삶의 자리에서 최선으로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했습니다. 물이 포도주로 변한 사건을 통해, 비록 그것이 헬라신화와 연관된다 하더라도 그 사실을 전한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성서를 읽는 사람들에게는 깊은 영성이 필요합니다. 요한복음 기자는 이 동화 같은 이야기를 전한 다음 11절에서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이렇게 예수께서는 첫 번째 기적을 갈릴리지방 가나에서 행하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를 믿게 되었다.” 요한은 이 기적이 ‘첫 번째’라고 말합니다. 헬라어로는 ‘아르케’라 하는데, 이는 순서에 따른 첫 번째라는 뜻만이 아니라, ‘근원적인’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포도주 사건은 본질적인 사건이라는 의미에 가깝다는 말입니다. 그럼 그것의 본질적인 의미는 무엇일까요? ‘예수님의 영광’입니다! ‘예수님의 영광’이라는 말은 ‘하나님의 영광이 그에게 나타났다는 뜻’입니다. 이 포도주 사건으로 부분적으로, 간접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이 예수님에게 나타났습니다. 유대교의 정결 의식에 사용되던 물이 생명을 살리는 포도주로 변화된 것처럼, 예수님은 생명의 실체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신앙의 대상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입니다. 틀림없는 것은 오늘 우리도 이런 신앙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 지난주일 설교 중에서 (요한복음 2: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