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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본문의 마지막 구절 때문에 이야기 전체의 주제를 ‘믿음과 의심을 대조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베드로에게 믿음이 있을 때에는 물위를 걸을 수 있었는데, 그가 의심을 했을 때에는 물속에 빠져 들어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해석은, 우리가 믿기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하는, 이른바 ‘적극적인 믿음’을 갖게 하는데 자주 사용됩니다. 맞습니다. 본문에 이런 대조가 나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한 부분이지 전체의 주제는 아닙니다. 분명히 말합니다. ‘믿기만 하면 물위도 걸을 수 있다고 하는 믿음’은, ‘예수님을 믿는 믿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것은 ‘자기 확신’이나 ‘신념’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성서 본문이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전체 이야기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베드로의 믿음과 의심을 대조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물에 빠져 들어가면서 ‘주의 이름을 외쳐 부르는 베드로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있습니다. 초대교회에서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주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말은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주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누구나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하는 말은 초대교회 교인들이 모일 때마다 힘차게 외치던 구호요, 가장 잘 알려진 선교 용어였습니다. 그러니까 초대교회 교인들은, 적어도 머리로 끄덕이면서 어떤 것을 옳다고 인정하는 것을 믿음이라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누군가를 믿는다고 고백하기 전에, 그들은 자신들이 누군가의 이름을 간절히 부르는 사람들임을 알았던 것입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것보다 더 진실한 믿음은 없습니다. 그런 뜻에서 베드로는 ‘주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의 모범이요, ‘믿는 사람’의 모범입니다. 믿는 사람이란, 어떤 거창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주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입니다! - 지난주일 설교 중에서 (마태복음 14:22~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