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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유명한 곶감 산지여서 우리 동네는 감나무가 무척 많습니다. 감나무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봄에 새순이 돋고, 봄에서 여름 사이에 눈에 잘 안 띄는 아주 작은 노란 꽃이 핀 다음, 여름에 작은 열매가 달려 자라다가, 가을이 되면 예쁜 주황빛 감으로 바뀌고, 11월 초가 되면 실한 감을 따게 됩니다. 얼핏 보면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 같지만, 감을 수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가 필요한지 모릅니다. 봄이 되면서 거름도 주어야 하고 가지도 쳐주어야 하며, 잡초를 뽑고 농약도 여러 번 쳐주어야 병충해를 입지 않은 실한 감을 얻게 됩니다. 감나무 하나를 키우는데도 이런 정성이 필요한데, 사람을 살리고 구원하는 신앙생활이 어떻게 쉽게 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처음 겪는 전염병과 싸움에서 지칠 대로 지쳐버렸고, 그로 인해 우리의 생명과도 같은 신앙이 큰 도전을 받게 되었지요. 그 어려움 속에 우리 교회는 “빛의 자녀들처럼 열매를 맺자” 는 표어를 세우고 1년 동안 함께 손을 붙잡고 신앙인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어떻습니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때에 돌아보니 여러분의 삶은 빛이 났습니까? 손에는 열매가 가득 들려 있는지요.. 신앙인의 열매라는 게 무엇입니까? 사도는 에베소서 5장 9절에, ‘착(선)함과 (정)의로움과 진실함’이라고 말해줍니다. 전에는 어둠 가운데 있었지만 우리는 그리스도로 인해 빛 가운데로 옮겨졌습니다. 그로 인해 착하게 살려고, 의롭게 살려고, 진실하게 살려고 늘 마음먹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마음만 먹었지 내가 실천한 게 무엇일까?’ 회의가 밀려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 정말 그랬는지 우리의 신앙생활을 찬찬히 들여다봅니다. 완벽하지는 않았겠지만,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들)에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려고 애를 썼습니다. 불의함과 싸우는 최전선에 나가 있지는 않았지만, 불의한 자들과 가까이하지 않았으며, 그런 자들의 뜻에 동조하지 않았습니다. 거짓을 보면서 눈을 한 번 지그시 감은 적은 있었지만, 우리 스스로는 진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네, 그만하면 잘 살아온 것입니다. 우리의 손에는 풍성하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이미 실한 열매가 들려 있습니다. 그 열매로 우리는 기쁩니다. 또 주님께 감사합니다. 그러므로 이 결실의 기쁨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며, 힘들었지만 지나온 한 해를 후회하지 않기 바랍니다. 우리가 빛의 자녀로 열매를 맺었다는 것은, 우리가 늘 주님과 동행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수고한 교우들 모두, 새해에는 더욱 큰 희망을 품고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