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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의 나비는 네발나비 입니다. 그런데 풀밭에 살포시 내려 앉은 게 아니라, 여름 내내 그 찬란했던 삶을 끝내고 이제 비단풀 위에서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죽음, 하지만 편안해 보이네요. 옆에 시들어버린 패랭이 꽃도 동무 삼아 함께 잠을 청합니다. 아, 이렇게 여름은 가나 봅니다... 올 여름, 헤어지기 서운하지만 저 쪽에서 손 흔들며 찾아오는 친구를 만나는 설렘이 서운함을 덮어줍니다. 그 친구는 가을입니다... 오늘도 나는 작디작은 우리교회 화단에서 넓디넓은 우주를 만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