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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크게 보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을 지배해서는 안 되고,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지배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이는 것에 더 권위를 두기 때문에, 오늘 성서 본문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보이는 무덤 속에서 보이는 시체를 찾으려 합니다. 그런데, 죽은 사람을 무덤에서 찾는 것이 왜 잘못됐단 말입니까? 불신앙이기 때문입니다. 1절을 보니까, “여자들이 그 준비한 향품(향료)을 가지고 무덤에 갔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이 고난을 예언하실 때에는 반드시 부활의 예언도 곁들여 말씀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따르는 여인들이 그분의 시신에 향료를 발라드리려고 무덤에 갔습니다.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예수님의 죽음을 완결 지으려 했던 것입니다. 주님을 잃은 슬픔이 커서일까요, 아니면 너무나 무서워서일까요. 인간적인 생각으로 예수님의 시체를 보려 했던 여인들에게 참으로 다행스러웠던 것은, “어찌하여 너희들은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는 선지자들의 호통에 정신을 차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살아계셨을 때 하신 말씀을 생각하게 됐고, 그 놀랍고 기쁜 소식을 제자들에게 알리게 됐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죽은 자들의 세계로 가시지 않았습니다. 산 사람의 세계로 돌아오셨습니다. 그렇다고 육신의 세계로 오신 것이 아니라, 육신의 세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사신 것입니다. 그런 분을 어찌 죽음의 세계를 뒤져서, 무덤에서 찾아내려 한단 말입니까? 예수님이 하셨던 말씀을 잊어버리고 인간적인 감정에 연연했던 모습. 불신앙입니다. 그런데 정말 어이없는 것은, 제자들의 모습입니다. 11절을 보면, “제자들은 그 여인들의 말이 허탄한 듯이 들려(어처구니없는 말로 들려, 부질없는 헛소리려니 하고) 믿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베드로 역시 자기 눈으로 확인해 보기 위해 무덤으로 달려갔고, 예수님의 시체가 없어진 것을 보고나서 당연한 것으로 믿기보다는 이상한 것으로 여기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주님을 배반하고 나서 통곡하며 울었던 베드로, 그래서 이제 좀 깨달았나 했더니 아직도 베드로는 멀었던 것입니다. 이런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어처구니없는 말은 진실처럼 들으려 하고, 진실한 말은 부질없는 헛소리로 듣고자 하는 것이 사람들의 죄 많은 생각과 습관이구나.’ 여겨집니다.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사건은 하나님의 주권으로 이루신 일이었지만, 이 세상에서 경험된 사건이었습니다. 시체는 간곳이 없었고, 무덤은 비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사신 주님은 그 신비한 몸으로 제자들과 만나 이야기도 하시고 식사도 하셨습니다. 그 분의 손과 발에는 못 자국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막달라 사람 마리아를 기억하고 계셨고, 제자들에게 가서 이 사실을 알리라고 그녀에게 말씀하셨으며, 주님의 부활하신 몸은 땅위를 거니셨지만 다시는 죽음을 겪지 않는 몸으로 계셨습니다. 이처럼 부활은 영생의 시작입니다. 따라서 우리도, 죽어서 육신은 땅에 묻히거나 재가 되어 흩어지겠지만,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 우리도 신비한 몸으로 부활할 것이며, 부활의 문을 통하여 영생으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서가 말씀하는 대로, 항상 용감하고 기쁘게, 사랑과 관용을 갖고 희망적으로, 틀림없는 부활에 관하여, 영생에 관하여 증언하기를 바랍니다. 죽음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죽음으로 우리의 삶이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죽음보다 더한, 무덤을 들여다보는 슬픔과 고통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것이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날마다 주님의 말씀을 잘 듣고 받아서, 그분의 뜻을 받드는데 최선을 다하기 바랍니다. 그런 삶을 통하여 우리가 받은 은혜와 평안과 기쁨과 확신을 갖고 부활의 주님을 기꺼이 전하는 성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진실한 마음으로 힘서 그렇게 신앙생활 할 때, 부활하신 주님은 오늘 우리의 위로자가 되시고, 능력자가 되시고, 스승이 되시고, 구원자가 되시는 줄 믿습니다. ▣ - 지난주일 설교 중에서(누가복음 24장 1~12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