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천천히
작성일 2019-06-29 (토)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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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엔 주는 이도 받는 이도 없다 ”

“옛날에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한 소년이 있었지요.”라고 시작하는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혹시 이 책을 읽어보셨나요? 이 책은 10분도 안 걸려 다 읽을 수 있는 아주 짧은 책인데, 그 내용은 짧지만 아주 오랫동안 우리에게 감동을 안겨줍니다. 사실 ‘사랑’과 ‘나눔’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만, 이 책만큼 우리에게 “사랑과 나눔이란 이런 것이다.”하고 명쾌하게 일러주는 것은 아마 없을 듯합니다. 이 책의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한 나무가 자기가 사랑하는 어떤 소년에게 자기의 모든 것을 내어줍니다. 나누어줍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더 줄 것이 없어 못내 안타까워하다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소년은 초라한 할아버지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잘려나간 밑 둥지만 남은 나무는 그에게 더 줄 것이 없어 미안했습니다. “얘야, 이젠 네게 줄 게 없어 미안하구나. 내 밑 둥지에 앉아 쉬어라.” 나무가 그렇게 얘기하니, 초라한 노인은 잘려나간 밑 둥지만 남은 나무에 앉아 쉬었습니다. 그러자 나무는 무척 행복했습니다. 아직도 이 대목은, 생각할수록 우리 가슴에 훈훈한 감동을 줍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이렇게 내어주고 나눠주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 좀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사람이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주고받는 것입니다. 그 주고받는 것을 다른 말로 하면 ‘나눔’(혹은 베품, 사랑)이 되겠지요. 그러나 ‘나눈다.’는 말에는 조금 위험한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나누는 일에 ‘나’와 ‘너’가 따로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되면 주는 쪽과 받는 쪽이 서로 마주보게 되고, 그때 자칫 받는 쪽은 고개를 숙이고, 주는 쪽은 고개를 세우는 서글픈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진짜 나눔에는 ‘나눈다.’는 말은 물론 그런 의식(意識)도 없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순간마다 숨을 쉬면서 나무하고 산소 또는 탄소를 주고받습니다만, 그러고 있다는(즉 나누고 있다는) 생각을 따로 하는 일이 없습니다. 어째서 그런가요? 나무와 진짜로 나누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고 나서 받는 게 아니라 주는 게 곧 받는 것입니다! 그러니 주는 쪽과 받는 쪽이 어떻게 마주 볼 수 있겠습니까?

이런 잔소리를 늘어놓는 이유는, 이른바 나누는 일에 동참한다는 우리의 자의식에 숨어있는 위험한 요소를 알아두는 일이, 나누는 일 못지않게, 어쩌면 더욱 중요하겠다고 여겨져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무엇을 나눈다는 일은, 그러지 않고 제 것만 챙기는 일에 견주어, 백배 천배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우리가 교회의 이름으로 무언가를 나누는 일이 있을 것이고, 여러분이 개인적으로 나누어준 일도 있을 것이고, 또 지인들에게 정성이 담긴 선물을 보내드린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기억에 남아있다는 사실이 매우 부끄럽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받은 것은 잊어버려도 준 것을 잘 기억하지 않는가?) 왜냐하면 어쨌든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지키지 못한 결과가 되었으니까요.

물론 베푸는(나누는) 일은 좋은 일이요, 적극 권장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자선을 베풀 때 남들이 알게 베풀면, 그것은 공들여 탑을 쌓고 곧 제 손으로 허무는 것처럼 어리석은 짓입니다. 거룩한(경건한) 사람은 숨어서 남모르게 일합니다. 남에게 베푸는 바가 있을 때는 다만 남들이 자기를 알아볼까 그것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너희들이 내 제자가 되겠다고? 하늘 아버지의 자녀들이라고? 그러면 내가 가르쳐준 대로 살아라!”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고, 마태가 전한 복음이 오늘 우리에게 그것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지금 어떻습니까? 남북 관계가 아직도 뒤숭숭하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베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로 온통 소란스러운데, 권력을(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남들이 어떻게 보느냐에 무척 예민합니다. 그래서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은 날마다 기자들을 상대로 회견을 하고, 자신의 이야기가 어떻게 실렸으며, 자신의 사진이 어떤 모습으로 찍혔는지 주목하며, 또 이러저러하게 실어달라고 사주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상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누군가 칭찬해주면 한없이 좋아하다가, 또 누군가 조금 비난하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참아내지 못합니다. 좋은 뜻을 가지고 남을 돕다가도, 그 일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요즘 우리가 사는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주님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인 우리에게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가르치십니다. ‘우리가 힘써 나누며 사는 것은 사람들에게 칭찬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사람들과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섬김이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

- 마태복음 6장 1~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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