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풍요로운 결실의 완벽한 모델, 마리아 "네가 만약 나의 명령을 마음에 두었더라면 너희 평화는 강물처럼 넘쳐흐르고 너의 정의는 바다의 물결처럼 넘실거렸으리라. 너의 후예는 모래벌판과 같고 너의 소생들은 모래알만큼 많아졌으리라."(이사야48:18~19) 과연 우리는 마리아처럼 무엇을 낳을 수 있을까?.. 우리는 인생을 살기보다 경영하려고 한다. 스스로 매니저가 되어 인생을 설계하고 사건을 만들도록 훈련받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 문명을 일을켜 세웠다.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영성 생활을 그런 식으로 하려고 들면 그건 곤란하다. 곤란할 정도가 아니라 완전 이단이다. 틀렸다. 그래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그건 복음이 아니다. 이사야가 가르치듯이, 우리는 물질로는 부자일 수 있지만, 부자가 돼도 괜찮지만, 영으로는 가난해야 한다. 마리아가 예수를 품에 안을 수 있었던 것은자기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선물을, 그 유일한 선물을 받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녀야말로 풍요로운 결실이 어떻게 세상에서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모델이라 하겠다. 우리는 하느님의 기운을 경영할 수 없고 그것을 맘대로 조작하거나 부릴 수 없다. 그것은 우리에게 주어지면 주어지는 대로 받아야 하는 무엇이다. 우리가 자기 에고에 대한 집착을 비우면 비우는 그만큼 새로운 잉태와 새로운 출생을 위한 방이 마련된다. 무엇을 새로 들여놓으려면 먼저 무엇을 들어내어야 한다! 마리아는 자기를 비우고 굴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원형이다. 예수가, 선물 자체로서, 하느님이 선물을 어떻게 주시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면, 마리아는 그 선물을 어떻게 받아서 소중하게 간직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하느님이 인간에게 주시는 것은 언제나 일방으로 값없이 베푸시는 은혜다. 마땅히 받아야 하는 봉급이나 공로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만일 봉급 받듯이, 무슨 보상을 받듯이 은혜를 경험한다면 그것은 하느님한테서 온 것이 아니다. 당신 가슴이나 머리나 영혼에 아무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다. 마리아에게는 그 어떤 도덕적 품성도, 성취도, 준비도 없다. 있는 것이라고는 겸손한 신뢰와 굴복이 전부다. 그래서 그녀는 우리로 하여금 비천하고 형편없는 처지에서도 근거 없는 희망을 품게 한다. 우리가 만일 하느님을 "움직이려"하고, 무슨 기특한 일을 해서 자기 가치를 높이려고 애쓴다면, 그래서 얼마쯤 자기 발전을 이룰 수는 있겠지만, 뱃속에 예수를 잉태하지는 못할 것이다. 마리아는 어떤 방식으로든 무엇을 경영하거나 통제하거나 완성하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다만, "예"라고 말할 뿐이고, 그렇게 하여 이사야의 풍요로운 약속들("강물" "바다 물결" "모래벌판" 등)이 이루어지게 한다.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되묻기| - 어떻게 하면 인생을 경영하는 대신 받아들일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