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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이른바 중화요리집 이름엔 'ㅇㅇ반점, ㅇㅇ각, ㅇㅇ루, ㅇㅇ향, ㅇㅇ원' 등이나, 중국의 유명한 건축물, 지명, 강 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이런 이름들에서 벗어나 (대부분 두 글자로 된) 의미가 담긴 이름을 쓰는 경우가 생겨났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고급화, 차별화 마케팅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지난 주에 진주 혁신도시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점심을 먹었던 중국집 이름도 위와 다르지 않았는데, '소평'이라는 매우 생소한 이름을 붙들고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 한참을 생각해봤습니다. . 소평이라.. 쉬운 한자인데.. 작은 평화, 즉 이곳에 오면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평화)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인가?. 아니면 한자말 그대로 작은 공간이란 뜻인지도.. 중국집 이름을 놓고 이렇게 고민해 보는 건 아마 평생 처음이지 싶습니다. 그러다가 생각난 게, 소평? 혹시 중국의 독재자 등소평(덩샤오핑)과 연관된 이름일까?. 생각되어 그 이름 뜻을 찾아봤습니다. 소평(샤오핑)은 부모가 지어준 이름은 아니고, 그가 스스로 지은 마지막 이름(그는 평생 다섯 번에 걸쳐 이름을 바꾸었다)이었습니다. 등소평, 문자 그대로 보면 '작고 평범한 사람'이라는 뜻인데, 그의 파란만장한 정치적 행보와 새롭게 시작하는 중국집이 작고 평범함을 지향한다?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등소평의 이름 뜻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봤지요.. *등소(덩샤오) : 몸집과 키가 작지만 강인하고 비범한 사람 *평(핑) : 자신의 앞길이 거칠 것이 없는 평탄 대로를 원한다는 뜻 아, 이렇게 생각하니 중국집 이름이 왜 '소평'인지 이해가 됐습니다. 지금은 작게 시작했지만 점점 번창하는(평탄 대로를 걷는) 음식점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이었지요. 여기서 나는 왜 욥기에 나오는 욥의 친구 빌닷의 말이 생각날까요.. '네 시작은 마약하지만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직업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