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살롬의 반역이라는 가장 처참한 현실 앞에서도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대한 다윗의 신뢰는, 오랜 전부터 지금까지 한 결 같이 구하고 있는 ‘한가지 일’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내가 내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그것이라.”(4절)
다윗이 오랜 전부터 지금까지 한 결 같이 구하고 있는 ‘한가지 일’은 바로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것”이었습니다. 새 번역 성경은 4절을 이렇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주님, 나에게 단 하나의 소원이 있습니다. 나는 오직 그 하나만 구하겠습니다. 그것은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살면서 주님의 자비로우신 모습을 보는 것과, 성전에서 주님과 의논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4절)
그런데 1~6절에서 보여주었던 다윗의 당당한 어조가, 7절에서 애절한 외침과 탄식으로 변해버립니다.
“여호와여 내가 소리 내어 부르짖을 때에 들으시고 또한 나를 긍휼히 여기사 응답하소서.”(7절)
혼신을 다해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간구하는 다윗의 간절함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여기 다윗이 바라는 ‘들으시고’는 단순히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의 딱한 처지를 마음으로 수용하셔서 마땅한 행동을 취해 달라는 간절한 요청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윗은 과거에 있었던 하나님과의 대화를 떠올립니다. 본문 8절을 개역개정과 새 번역으로 읽어봅니다.
“너희는 내 얼굴을 찾으라 하실 때에 내가 마음으로 주께 말하되 여호와여 내가 주의 얼굴을 찾으리이다 하였나이다.” / “주님께서 나더러 ‘내게 와서 예배하여라.’ 하셨을 때 ‘주님, 내가 가서 예배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으니”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너희는 내 얼굴을 찾으라. (내게 와서 예배하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윗은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대로 “내가 주의 얼굴을 찾으리이다.(주님, 내가 가서 예배하겠습니다.)”라고 고백했던 사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것은 “너희는 내 얼굴을 찾으라.(내게 와서 예배하여라.)”는 여호와의 말씀에 “내가 주의 얼굴을 찾으리이다.(주님, 내가 가서 예배하겠습니다.)”라고 약속한 것을 지킬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다윗의 의도적인 고백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9절에서 “주는 나의 도움이 되셨나이다.”라고 지금까지의 역경 속에서 도와주셨던 하나님이셨음을 밝힘으로써 “숨기지 마시고” “버리지 마시고” “떠나지 마옵소서.”라고 하나님을 몰아 부칩니다. 심지어 10절에서는 하나님의 사랑과 부모의 사랑을 비교하면서 비록 자신에게 허물이 있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부모의 사랑보다 위대하시기에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돌봐주실 것이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내 부모는 나를 버렸으나 여호와는 나를 영접하시리이다.”(10절)
이어서 다윗은 하나님께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가르치시고 평탄한 길로 인도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11절) 그러나 다윗이 “평탄한 길”로 인도해 달라고 간구한 것은, 아무 염려와 근심과 어려움이 없는 순탄한 길로 인도해 달라는 뜻이 아니라, 자신에게서 고소할 거리를 찾아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자들에게 고소의 빌미를 내주지 않도록, 하나님의 길, 올바른 길로 인도해 달라는 간절함이었습니다. 게다가 다윗은 자신의 생명이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합니다.
“내 생명을 내 대적에게 맡기지 마소서 위증자와 악을 토하는 자가 일어나 나를 치려 함이니이다. 내가 산 자들의 땅에서 여호와의 선하심을 보게 될 줄 확실히 믿었도다.”(12~13절)
그리고 자기 자신과 사람들에게 굳건한 마음으로 끝까지 여호와를 바라볼 것을 권면합니다. 교우 여러분, “역경(逆境)이 반복되면 경력(經歷)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역경은 다윗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게 했고, 경험하게 했고, 하나님을 신뢰하게 했고, 하나님의 길을 찾게 했습니다. 그래서 다윗이 겪은 역경은 하나님에 대한 그의 경력이 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역경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게 합니다. 또 역경은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게 함으로 하나님을 신뢰하게 합니다. 역경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신뢰하게 하여 하나님의 길을 찾게 합니다. 이 놀라운 진리를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온전히 깨닫고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지난주일 설교 중에서 (시편 27편 1~1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