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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문의 핵심 구절은 바로 11절입니다.. 여러분, 가나에서 행하신 예수님의 첫 번째 이적은 ‘예수님의 영광을 증명하려는 것’이었으며, 그 영광을 경험한 제자들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예수님의 영광’인데, 그것은 곧 ‘하나님의 영광’이기도 합니다.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예수님에게 하나님이 나타나셨다는 뜻’입니다. 요한은 예수님에게서 그런 영광을 경험했으며 그것을 굳게 믿었습니다. 여러분은 신앙생활하면서 무엇을 경험하고 무엇을 믿고 사십니까? ‘예수님의 영광’이 무엇인지는 쉽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아니 ‘영광’이라는 단어 자체를 이해하기도 쉽지 않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깊이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다른 것으로 그 영광을 대체하려 한다면, 성서 본문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고 있는지 결코 알아들을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힘들더라도 본문을 붙잡고 끊임없이 씨름하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한복음 1장 14절을 찾아보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이 14절에 나오는 ‘영광’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바로 이 사실에 근거합니다. 영광을 받은 예수님은, 바로 나사렛 출신 목수였다고 말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포도주 사건’이 그런 영광을 증언하는 근거가 되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예수님의 부활’이 근거가 됩니다. 요한은 계속해서 예수님과 영광을 연결시켜 이야기합니다. 요한복음 12장을 찾아보겠습니다. 먼저 16절입니다. 그리고 23, 27, 28절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예수님을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이 이 땅에 나타난 것으로 이해한 요한은, 이제 부활 이전의 사건들을 새로운 차원으로 해석하며 기록한 것입니다. 따라서 요한은 ‘예수님의 이 세상에서의 첫 번째 이적이 바로 예수님의 영광이 나타난 사건이다.’라고 외치고 싶었기에 오늘의 포도주 사건을 기록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이적 이야기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순종하라’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이 예수님을 통하여 이 땅에 드디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아하, 드디어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던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셨구나. 우리가 지금까지 그것을 몰랐는데, 예수님을 보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오신 것이 맞구나!’하는 깨달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 말이 바로 오늘 본문 11절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깨달음을 얻고 제자들이 비로소 예수님을 믿은 것처럼,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님을 온전히 믿으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런 말이 한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뭔가 아쉽고 부족한 느낌, 그래서 하다가 만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것은 우리가 아직도 ‘하나님의 영광’이란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입니다. 하지만 다른 복음서의 경우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누가복음 2장을 보면, 천사들이 들판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에게 나타나서 부르는 노래가 있지 않습니까.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며 이르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누가 2:13~14) 그때 목자들의 모습을 성서는 이렇게 전합니다. “목자들은 자기들에게 이르던 바와 같이 듣고 본 그 모든 것으로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찬송하며 돌아가니라.”(누가 2:20) 그러므로 가나의 혼인잔치 포도주 사건을 읽고 들은 우리도, 듣고 본 것이 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일러주신 것과 같다는 생각으로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살아야 합니다. ‘순종하자, 감사하자’는 교훈 대신에 ‘아, 하나님께서 드디어 우리에게 오셨구나. 예수님이 드디어 우리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주셨구나.’하는 것을 말하려는 게 바로 요한이 가나의 혼인잔치 이야기를 기록한 참 뜻이라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의 하늘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길은, 우리가 도덕적으로나 신앙적으로 무흠한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또 인도자가 이끄는 대로 영광 박수를 쳐드리는 게 아니라, 우리의 ‘온전한 믿음’으로 시작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성서는 단순히 그 옛날 ‘있었던 사건’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기록입니다. 예수님이 과거에 계셨던 분이 아니라, 오늘 우리와 함께 게시는 분이라는 말이지요. 따라서 우리가 사는 동네가 이 시대의 ‘가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우리 교회가 날마다 신실한 사람들로 넘쳐나는 ‘혼인잔칫집’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로 인하여 그리스도를 믿게 되는 이들이 얼마나 많아지겠습니까! 그러면, 하나님 아버지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겠습니까! 이 소망을 올 한 해 동안 세워보겠습니다! ▣ - 지난주일 설교 중에서 (요한복음 2장 1~1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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