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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피곤하셨던 것일까요? 본문 31절에 의하면,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자고 말씀하십니다. 찾아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기 때문에, 잠시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좀 쉬고 싶으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 일행은 배를 타고 갈릴리 호수를 건너 한적한 곳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사람들은, 예수님을 그렇게 내버려둘 수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어떻게 알고 와서 기다리고 있었는지 예수님이 배에서 내리실 때, 사람들은 예수님을 열렬히 환영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을까요? 예수님은 사람들이 그렇게 먼저 와서 모여 있는 것을 보시고는 그들을 측은히 여기시어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간절함을 보셨던 것이지요. 예수님과 그 일행은 좀 쉬려고 했는데,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결국 예수님이 헛수고를 하신 셈인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열매가 씨앗이듯이 결과는 원인입니다. 그 일이 과연 헛수고인지 아닌지는 그 일을 다 마친 뒤에 알 수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을 두고 미리 헛수고한 거라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지요. 그러니까 사람이 하는 일은 모두가, 할 만 해서 하는 일이요, 할 수 있어서 하는 일이요, 해야겠기에 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헛수고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좀 쉬려고 호수를 건너갔지만 쉬지 못하게 된 것, 그게 결코 헛수고가 아니었음은 그 다음 장면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마치 목자 없는 양 같아서 그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예수님이 사람들에게 무엇을 가르치셨을까요? 하나님의 나라를 가르치셨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어느 길이 바른 길인지 가르쳐주셨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잘못된 곳에서 방황하지 않도록, 어느 곳이 살 곳인지 가르쳐주셨을 것입니다. 이런 가르침을 통해서 예수님은 사람들을 치유하셨습니다. 병든 자들을 치료해주셨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로해주셨고, 땅바닥에 주저앉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죄로 인해 엉망이 된 사람들을 기꺼이 용서해주셨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예수님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 모두를 예수님께 맡기는 것뿐이지요. 그러면, 예수님은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십니다. 그것이 예수님의 일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두 번째 단락(53~56절)에 의하면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가시는 곳마다 온갖 병자들이 모여들었으니까요. 네, 사람들에겐 그랬겠지만 예수님에겐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째서 예수님은 소란스럽지 않았을까요? 소란스러움이란, 소란스런 상황에 있는 게 아니라, 소란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시끄럽게 떠들어도, 자기의 중심을 떠나지 않는 사람은 그 소란한 현장에서 마음의 고요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마음의 중심이 도대체 무엇인가요? 하나님 아버지십니다! 예수님은 늘 아버지를 마음의 중심에 모시고 살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몰려왔어도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 우리도 예수님처럼 될 수 있을까요? 내가 잘했느니 네가 잘못했느니 하는 이 어지러운 사회에서, 평온을 잃지 않고 예수님처럼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마음 중심에 누가 계셔야 하는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십니다! 그러면 우리도 예수님처럼 되는 겁니다. 하지만 무엇을 알게 되었다 해도 그것을 고집해서는 안 됩니다. 날마다 순간마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시는 것을 잘 배우고 쌓아가되, 날마다 순간마다 그것을 비워야 합니다. 그렇다고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것들을 일부러 잊어버리라는 말이 아닙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 자신과 남을 강요하거나 통제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누구에게 강요하거나 통제하지 않으셨고, 또 그들을 귀찮아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병자를 데리고 모여들었지만, 한 순간도 그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모두 고쳐주셨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의 믿음이 병을 고쳤다고 한 결 같이 말씀하셨지요. 이것은 이 세상에 사람들을 섬기러 오신 예수님의 참 모습이었고, 그렇게 사람들을 사랑해 주신 것입니다. 여러분이 한 집안의 가장이든 아니든, 젊은이든 노인이든, 사업가이든 주부이든, 노동자이든 예술가이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건강하든 아프든,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들로서, 예수님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셨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우리 또한 예수님의 그런 태도를 본받아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야겠습니다. ▣ - 지난주일 설교 중에서 (마가복음 6장 30~34절, 53~5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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