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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의 장모는 열병이 나았습니다. 예수님의 손은 그녀에게 생명의 에너지가 공급되는 통로였습니다. 그런데 믿음에 대하여 한마디도 하지 않는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요? 진실을 담은 손들이 서로 하나로 모여지면 원인도 알 수 없었던 열병이 떠난다는 것입니다. 그 진실이라는 게 무엇일까요? 사람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아파 누워있는 여인을 측은하게 여긴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그 사실을 아뢰었고, 예수님은 그 여인의 사정을 꿰뚫어보시고 긍휼히 여겨 손을 잡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이 세상의 열병을 치료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우선 교회를 이루고 있는 우리가 먼저 서로의 마음의 손을 잡아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 다음에 세상을 향해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겠지요. 그런데 이보다 더 우선적인 일은, 우리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손을 잡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섬기는 삶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신앙과 삶이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모든 노력은, 그것이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주는 희생이라 하더라도 단지 교양이나 율법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한 편으로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자기가 맡은 일을 성실하게 감당하는 것이 곧 ‘섬김의 본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가 세상을 시중드는 본질도 역시 교회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데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요란하게 많은 일을 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가르치고 예배와 성만찬을 바르게 집행하는 신앙에 충실한 것으로 세상을 섬겨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교회만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고치지 못할 병은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고치지 못할 병자는 있습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억지로 은총을 베풀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러므로 여기서 ‘문’은 두 가지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문 안팎의 세계가 소통될 수 있는 가능성과 단절될 수 있는 가능성입니다. 문이 열리면 소통할 수 있고, 닫히면 단절됩니다. 그렇다면 오늘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는, 교회와 이 사회 사이에는 문이 열려 있을까요 닫혀 있을까요? 점점 닫혀만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닫힌 문은 오직 당신만이 열 수 있습니다. 그 옛날 온 동네 사람들이 시몬의 집 문 앞에 모여 뭔가 놀라운 일을 기대했던 것처럼, 그런 마음을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지난주일 설교 중에서 (마가복음 1:29~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