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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우리에게 새해라는 똑같은 시간을 주시니 고맙습니다. 새해에는, 사람이 사람으로 대접받는 나라에서 살게 하옵소서. 행복하지 않아도 좋으니 난데없는 불행으로 마음 졸이지 않게 하시고, 가진 게 많아서 신나기보다는, 가진 것만큼으로도 충분히 신나게 하옵소서. 조금 궁핍하게 살더라도 대박의 요행 따위를 꿈꾸지 않게 하시고, 흘린 땀만큼 누리게 하시되, 자신을 위해서 살아온 지난날을 꾸짖어주옵소서. 바라기는,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의 배경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옵소서. 언제나 나보다 훨씬 어려운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시고, 내 말만 하느라 남의 말을 한마디도 듣지 못하는 나의 귀를 열어 주옵소서. 그리하여 백지장처럼 맑고 높은 정신으로 이 풍진 세상을 견디게 하옵소서.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역사는 멀찍이 서서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아프게 몸에 새기는 것임을 깨우쳐 주시고, 늙고 병들고 나약한 이들의 손등에 주님의 손을 얹어 이들의 가슴이 뜨거워지는 시간을 연장해 주옵소서. 주님이 보여주시는 것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해주시고, 주님의 능력으로 불통으로 가득 찬 이 세상을 통하게 하옵소서. 우리로 하여금 한 해 동안 주님이 괴롭지 않은 세상을 일구어가게 하옵소서. 생명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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