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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권으로 구성된 신약성서 중 가장 읽기 어려운 책은 아마도 요한계시록이지 싶습니다. 그 이유는 이 책이 문학적으로 아주 독특한 묵시문학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현재,현실)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종말에 관한 일이라니요! 그래서 우리가 이 말씀을 이해하려면 초기 기독교인들의 신앙이 어땠는지 잘 알아야 합니다. 그들은 유대인들의 묵시사상을 받아들였지만 거기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묵시적 종말은 바로 예수님의 재림이 일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본문 17절에 나오는 신부는 교회를 가리킵니다. 이어서 요한은 이 말씀을 듣는 자도 오고 목마른 자도 오라고 외칩니다. 요한이 왜 이렇게 외쳤을까요? 주님이 오셔야 앞서 말한 새 하늘과 새 땅과 새 예루살렘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도를 비롯한 초대교회 신도들도 이렇게 노래하며 주님의 재림을 바랐는데,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요? 이제 우리는 예수님의 재림에 대한 이런 노래를 더 이상 부르려 하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린다고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요? 본문 17절에 의하면 목마른 사람만이 “주 예수님, 오시옵소서!” 하고 외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는 복지사회를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본문에서 말하는 목마름은, 일상적인 삶에서 찾아오는 어려움이 아닙니다. 기독교 신앙은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초월적입니다. 우리가 이 땅의 현실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그것을 뛰어넘는 세상을 기다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세상이 곧 하늘나라이며, 영생이며, 새 하늘과 새 땅입니다. 그러므로 성서가 말하는 목마름은 영적인 것입니다. 영적인 사람은 생명수를 받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목마르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생명의 영이 우리에게 나타나기를 애타게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 지난주일 설교 중에서 (요한계시록 32: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