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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어머니에게 아들 형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지혜의 신과 전쟁의 신이었지요. 아들 형제는 어머니의 무릎 위에 앉아 있었답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이제 둘 다 내 무릎에 앉힐 수가 없구나. 온 우주를 한 바퀴씩 돌고 오너라. 먼저 오는 쪽이 내 무릎에 앉거라.” 아우인 전쟁의 신은 자기가 준비한 말을 타고 화살처럼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지혜의 신은 어머니 발치에 앉아 멀어져가는 아우를 바라보았습니다. 아우가 사라지자 지혜의 신은 일어나 어머니께 절하고 어머니 주위를 세 바퀴 돌고는 무릎에 앉았더랍니다. 몇 년 뒤 전쟁의 신이 숨을 헐떡거리며 돌아와 어머니 무릎에 앉은 형을 발견했습니다. 전쟁의 신은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지요. “어찌하여 어머니는 형을 무릎 위에 용납하셨습니까? 형은 여기서 꼼짝도 하지 않았을 텐데요.” 그러자 어머니가 대답했지요. “아들아, 중요한 것은 우주를 도는 것이 아니고 ‘우주의 중심’을 도는 것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돌의 정원’ 중에서) 마태복음의 말씀처럼 재물을 하늘에 쌓아두는 것은, 재물을 하나님 뜻대로 잘 쓰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섬기려면 재물을 버려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말입니다. 재물을 주인으로 모시지만 않는다면 얼마를 갖고 있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다만, 하나님을 섬기려면 돈을 붙잡지 말아야 합니다. 돈을 붙잡는 순간, 잡힌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살 것인가, 아니면 돈으로 살 것인가. 어중간한 길은 없습니다. 어느 하나를 택해야 합니다. 그런데 진리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우리는 돈과 하나님 사이에서 한없이 흔들립니다. 하지만, 그렇게 어리석고 연약한 존재이지만, 자꾸자꾸 연습하고 노력해서, 어머니 주위를 몇 바퀴 돌고 그 무릎 위에 앉은 지혜로운 큰아들처럼, 우리도 ‘중심’이신 하나님 아버지께로 자꾸만 돌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 지난주일 설교 중에서 (마태 6:19~34 / 마가 1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