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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는 ‘들음’의 종교이지만 가나안의 종교는 ‘보는’ 종교라 할 수 있습니다. 구약의 신앙은 하나님만을 의식하는 것인데 반해서, 가나안 종교의 신앙은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데 중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이는 것에 무게를 둔 가나안의 종교로 인해서 야곱 가족의 실제적인 삶도 역시 보이는 것에 중점을 두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에게 멋지게 보이기 위해서 여러 모양의 장신구를 걸쳤습니다. 물론 야곱 가족이 장신구를 걸쳤다는 것 자체로는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아름다워지려고 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니까요.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그런 장식품에 온 마음을 빼앗긴다는 데 있었습니다. 하나님에게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근원이 바로 우상과 귀고리라는 얘깁니다. 야곱은 자기 식구들의 우상과 귀고리를 모두 땅에 묻어버린 후에 길을 떠났습니다. 하나님에게 제단을 바치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야곱과 그의 가족은 이제 우상에 대한 미련과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노력을 모두 버린 채 전혀 다른 삶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이 장면에서 성서는 ‘그릇된 길을 철저하게 버리지 않으면 인간은 구원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세상 사람들과 비슷한 가치관으로 살면서 그저 교회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릇된 것들을 모두 땅에 묻고 하나님이 이끄시는 길을 향해 떠나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세상과의 모든 인연을 끊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리가 비록 세상이지만 우리의 삶은 세상과는 달라야 한다는 말입니다. 남보다 예쁘고, 남보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게 아니라, 제단을 쌓아 하나님에게 바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진리가 무엇인지를 깨달아 거기에 마음을 두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지난주일 설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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