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천천히
작성일 2021-10-22 (금)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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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높고 가장 낮은 호칭 (로마 1:1) ”

 

가장 높고 가장 낮은 호칭 (로마 1:1)- 로마서 묵상 1

 

로마서는 편지글입니다. 편지글 형식을 띤 바울의 조직신학이 아니라, 진짜 편지입니다. 다만 그 내용에, 바울의 다른 편지들에 견주어, 논리적이고 조직적으로 쓰려 한 흔적이 엿보일 뿐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편지를 쓸 때, 이것은 누가 누구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앞머리에 밝히는 것이 상례였습니다. 바울도 그 편지 투로 앞머리를 시작하는데, 그냥 간단하게 나 바울은..’이라고 쓰지 않고 몇 마디 말로 자신을 설명합니다. 이것은 <로마서>, 바울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나 사람들에게 쓴 것이 아니라, <빌립보서><디모데서>처럼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들에게 쓴 것임을 암시합니다. , 이제부터 로마서 읽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란 말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사람들 중에 이런 식으로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얼마가 되든지 그들은 틀림없이 행복하고 당당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 옛날 아브라함이나 모세도 하나님의 종이란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하나님의 종이나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나 내용은 같다고 봐야겠는데, ‘하나님의 종이기에 가장 높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기에 가장 낮은 신분입니다. 그런데 종은 자기 것이라곤 아무것도 지닌 게 없습니다. 목숨조차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하물며 종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어쩔 수 없이 지녀야 하는 이런저런 물건이 어찌 자신의 소유일 수 있겠습니까? 물건뿐만이 아닙니다. 일을 한 결과로 생기는 공로나 그것 때문에 따라붙는 명예도 자신의 것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아무개의 공로를 축하하는 예배는 사실상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사람이 영광 받는 예배가 한국 교회 안에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릅니다. 회개하고 또 회개해야 할 일입니다.

따라서 종이 일을 마치고 할 수 있는 말은 비천한 종이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이 한마디밖에 없습니다. 그 말조차도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게 진짜 종입니다. 그러니까 이 땅에서 누가 주는 무슨 상이든 그것을 자기가 받아 마땅한 것으로 알아 즐거운 마음으로 받고 또 사람들이 그의 공로에 박수친다고 해서 그것을 자랑스레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은, 아무리 자칭 타칭 그리스도의 종이라 해도 그 호칭으로 불릴 자격을 이미 잃어버린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속겠지만 하나님은 속지 않습니다. ‘이란 이름은 그런 이름입니다.

그러나 종은 종이지만 하나님의 종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종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아무리 힘 있고 대단한 권세가라도 그 앞에서는 머리를 숙여야 합니다. 하나님의 종을 홀대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홀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종 또는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라는 호칭은 이 땅에서 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높은 이름입니다. 하나님의 종은 모름지기 겸손해야 하지만 아무한테나 굽실거려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종은 하나님 앞에서는 바닥의 바닥을 기어야 하고 사람들 앞에서는 당당해야 합니다. 그 모습을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짓밟히고 내쫓기고 멸시받고 착취당하는 이른바 힘없는 사람들한테는 온순하고 겸손한 자세로 그들을 섬겨야 하고, 반대로 남을 짓밟고 내쫓고 멸시하고 착취하는 이른바 힘 있는 자들한테는 당당한 자세로 그들을 꾸짖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성경에서 우리가 보게 되는 하나님의 종들의 한결같은 모습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자칭 하나님의 종이라고 하면서 세도가나 고관에게는 굽실거리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에게는 거만하게 군다면, 그는 틀림없이 가짜입니다. 예수님이 과부와 고아와 사마리아인과 세리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셨으며, 빌라도와 헤롯과 사두개인과 바리새인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셨습니까?

이어서 바울은 자신을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종이라고 말합니다. 사도란 보냄을 받은 자란 뜻입니다. 그것은 자신이 원했기 때문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주인이 그에게 그 역할을 맡겼기 때문입니다. 종은 일의 종류와 분량조차 자신이 선택하거나 결정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주인이 가라고 하면 가고, 머물라고 하면 머물고, 오라고 하면 올 따름입니다. 그런데 사도라고 해서 모두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도는 베드로나 야고보처럼 교회 안에 오래 머물며 주님의 일을 해야 했고, 반면에 바울은 주로 바깥으로 돌아다니며 주님의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의 복음을 위해 택함을 받은 사도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예수 그리스도의 여러 종들 가운데서 사도로 부름을 받았고, 여러 사도들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한 사도로 선택되었다는 얘기입니다.

복음이란 무엇입니까? - 말 그대로 기쁜 소식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며 이미 이 땅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세상에 알리신 분이 예수님입니다. 그러므로 그분의 종인 바울도 마땅히 주인이 전하던 복음을 전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복음이란 말에 대해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것은, 복음은 모든 사람에게 복음입니까? - 그렇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리스도의 복음이 모든 사람에게 복음이었습니까? - 아닙니다. 똑같은 말씀이 어떤 이들에게는 기쁜 소식이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불쾌한 도전이었습니다. 이렇듯이 복()과 화()는 같은 뿌리에서 나온 두 열매입니다. 복이라는 말 속에는 화라는 개념이 들어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복음을 위한 사도로 선택된 예수 그리스도의 종인 바울의 운명은, 그 호칭 때문에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었습니다. 자기를 뜨겁게 환영하는 무리와 자기를 배척하여 마침내 죽이려고 기회를 노리는 무리 사이를 헤치며, 주인인 그리스도께서 보내시는 대로 땅끝까지 걷고 또 걸어야 했던, 고달프면서 신나고, 괴로우면서 즐겁고, 아프면서 기뻤던 나그네, 그가 바로 바울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진짜 성도입니까? - 그렇다면 날마다 철저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서 살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 예수의 종인 나 바울은 부르심을 받아 사도가 되었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따로 세우심을 받았습니다. - 표준새번역

 

그리스도 예수의 종, 나 바울로가 이 편지를 씁니다. 나는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는 특별한 사명을 띤 사람입니다. - 공동번역

 

그리스도 예수님의 종으로서 사도로 부르심을 받고 하느님의 복음을 위하여 선택을 받은 바오로가 이 편지를 씁니다. - 가톨릭성경

 

나 바울은, 사명을 받아서 예수 그리스도께 몸 바쳐 일하는 그분의 종이자, 하나님의 말씀과 하신 일을 선포할 권한을 부여받은 사도입니다. 나는 로마에 있는 모든 믿는 이들, 곧 하나님의 친구인 여러분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 메시지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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