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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 강단을 리모델링 했다는 말을 듣고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푸근하고 따뜻한 느낌... 나무를 사용한 성구가 주는 매력이지요. 그리고 독특한 십자가... 류연복 선생님이 그려준 것을 마름모꼴 액자에 담아냈습니다. 불타는 떨기나무는 아니었지만 올리브색 옷을 입은 십자가는 보는 십자가에서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십자가로 제 마음을 사로잡았지요. 예전적인 감리교회 전통에 맞게 강대상과 사회상을 나누어 놓은 것과 그렇게 배치함으로써 가운데 성찬단을 넘어 십자가로 향하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은 예배학적으로 볼 때 매우 중요한 배치입니다. 요즘 많은 교회가 설교자 중심의 예배당을 꾸미고 있기 때문에 강대상을 정 중앙에 놓는데,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가 설교자를 통해 나온다는 권위감은 세울 수 있겠지만, 예배를 통한 하나님과 회중들의 소통을 오히려 방해하는 꼴이 됩니다. 십자가 *밑에 있는 초 두 개는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상징하는 것이고, 아울러 성경책과 세례대가 있는 것은 우리의 예배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강단보는 절기의 색깔과 그 기간의 상징을 그림으로 형상화한 것이며, 왼쪽 강대상보는 그리스도의 죽음이 십자가 부활로 꽃 피웠다는 상징입니다. 꽃은 그 지역에서 흔히 보는 동백꽃이었습니다... 두 가지 아쉬운 점은 강단에 화분이 많아 좀 어수선한 느낌을 준다는 것과, 천정에서 십자가를 비추는 등 색깔이 흰색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렇듯 예배당, 특히 강단 부분은 우리의 신앙과 생활에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데, 우리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를 겸손하게 받으려기보다는 그저 바라보는 예배만을 드리다보니까 예배를 늘 판단하려고 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배당은, 그곳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알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것은 전적으로 목회자의 책임인데, 예배 중심, 예배 중심! 허다한 날 소리만 지르지 말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예배에 대한 분명한 생각을 갖도록 열심히 공부합시다!.. * 십자가 밑을 우리는 흔히 '제단'이라 부르는데, 이는 잘못된 단어 선택입니다. 가톨릭이나 정교회라면 모를까 개신교에서는 제단이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됩니다. 그럼, 어떤 단어를 써야 하나요?.. '강단'입니다. 강단! 아시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