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천천히
작성일 2020-03-28 (토)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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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바라보는 곳 ”
 
지난주 어느 날, 엄청난 광풍이 몰아친 하루가 저물어가면서 바람이 조금씩 잦아들었습니다. 덕분에 깨끗한 공기와 선선한 기운이 몰고온 지리산 풍경이 그림 같았지요. 그런데 저 가뭇한 지리산 너머의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우리가 소망하는 하늘나라가 무엇인지 생각해봤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코로나바이러스로 잃고 망연자실 바라보는 저 하늘, 모든 상업 활동이 위축되어 어제와 오늘과 내일까지 한탄하며 멍하니 바라보는 저 하늘, 예배를 모이지 못하니 허공을 그분의 옷자락인 양 움켜잡으며 텅빈 가슴 주체할 수 없어 바라보는 저 하늘.. 자연은 저토록 아름답지만 우리는 우리가 치러야 할 수업료를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깊은 한숨을 내쉬게 됩니다.
너무 작은 것(바이러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너무 큰 것(하느님)도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요. 그러니까 우리는 그분이 보여주시는 것만 볼 수 있습니다. 그걸 보려면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내 마음이 먼저 순전해야겠지요.
그래서 슬프거나 괴롭거나 두렵거나 답답하더라도, 멍하니 바라보는 저 하늘이 바로 그분의 나라의 문일 것이고 지금 우리가 가져야 할 희망이라는 생각을, 오늘의 광풍과 해거름 풍경을 보면서 가져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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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풀이 가르쳐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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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난주간 마지막 날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립니다. 봄비치곤 많이 내립니다. 이 비가 청소부가 되어 온갖 해로운 먼지들을 다 씻어주기 바랍니다. 서울과 부산시장 후보로 나온 엉터리들을 쓸어가기를 바랍니다. 옳고 그름보다는 자신의 이익과 욕심에만 관심이 있는 유권자들에게 물벼락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 억울한 이들,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 꿈을 잃어버린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의 단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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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2/26 12:50]
비전교회라 부르는 이상한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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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2/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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