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룻기 공부 (개요) 구약성서 안에 들어 있는 한 작은 책 <룻기>를 교우들과 함께 재미있게 읽어보려고 합니다. 여기에 담긴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이 본문을 성서 전체의 맥락(脈絡)을 따라서 볼 겁니다. 신구약 성서 안에 있는 여러 중요한 관련 구절을 참고할 것입니다.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문화적 배경에 비추어 본문을 읽을 것입니다. <룻기>의 문학적 특징도 보면서, 이 책 안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의 의미를 더 깊게 파악하게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기원전 3세기, 아직 이스라엘 왕정(王政)이 시작되기 전, 사사(士師)들이 활동하던 시대를, 이스라엘 역사에서는 ‘사사 시대’라고 부르고, 그때의 이스라엘을 ‘해방된 이스라엘’이라고 부릅니다. 이집트 전제군주로부터 해방된 이스라엘, 가나안의 봉건 영주들로부터 해방된 이스라엘이 ‘왕 없는 나라’를 세운 것이 바로 그때였습니다. <룻기>라는 짧은 책에 담긴 이야기는, 사사 시대 베들레헴과 모압 땅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해방된 이스라엘의 ‘한 가족 역사’입니다. 우리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 시대의 시대정신과 이상을 보여줍니다. 읽는 이에 따라서는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중에 특별히 관심이 가는 인물들이 서로 다를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고부(姑婦) 관계의 두 여성, 나오미와 룻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아 왔습니다. 두 여성이 가문을 어떻게 일으키는지, 본인들은 몰랐으나, 결국 그들 두 여성이 어떻게 이스라엘의 구원자 다윗의 조상이 되는지, 메시아 가문이 형성되기까지 여성들 특히 이방 여성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우리의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 가운데 이방 사람 모압 여인 룻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맡았는지를 보고 놀라고, 오랫동안 지울 수 없는 감격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 쪽에서 볼 때 그는 모압이라고 하는 이방(異邦)의 여인입니다. 그는, 모압으로 이주해 살아가고 있는 한 이스라엘 남자와 결혼해 살다가,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어, 그의 시어머니와 함께 남편의 나라로 와서 살면서, 다윗 가문의 조상이 되고,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된 이방 여인이기 때문입니다. <룻기>는 구약성서 안에 들어 있는 39권의 책 가운데 한 권입니다. 룻기의 ‘룻’은 이 책의 주인공인 한 ‘모압 나라 여인의 이름’이고, ‘기’(記)는 ‘룻에 관한 기록이 들어 있는 책’이라는 뜻입니다. 이 책은 모두 4개 장, 85개 절밖에 안 되는 아주 짧은 책입니다.
룻기 공부 ① - 이름들 (룻기 1:1~2) 사람 이름 한 가족의 구성원들인 네 사람의 이름이 소개되어 있다. 남편(엘리멜렉), 아내(나오미), 두 아들(말론, 기룐) 구약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름은 일반적으로 어떤 뜻을 갖는다. 이름은 그것을 지은 이의 운명까지 결정한다고 생각하여, 이름을 지을 때 신중하게 짓는 구약의 인물들의 경우나 한국인들의 경우가 일치한다. 노아(안위), 아브라함(많은 무리의 아버지), 이삭(웃음을 주었다), 에서(털보), 야곱(남의 복을 가로채다), 그리고 한자나 한글로 이루어진 한국인의 이름들.. 엘리멜렉 : 반왕(反王) 이데올로기를 반영하는 이름 나오미의 남편 이름 엘리멜렉은 엘리(나의 하나님)와 멜렉(왕)의 합성어이다. “나의 하나님은 왕이시다.”라는 뜻. 즉 하나님 이외에는 그 누구도 자기에게는 왕일 수 없다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유명한 요담의 우화(삿9:8~15)는 다름 아닌 인간이 세우려는 왕을 비웃는 우화이다. 나오미 : 끝내 기쁨을 누린 이름 즐거움, 기쁨, 사랑스러움, 아름다움 등의 뜻을 가진 이름이다. 그런데 나오미는 자기를 마라(쓴맛, 혹독한 쓰라림)라 부르길 원한다. 그러나 착한 며느리(룻) 덕분에 나오미로 살아가게 된다. 말론과 기룐 : 병들어 죽을 이름 말론이란 이름은 불임, 단종, 병을 뜻하는 어근을 갖고 있다. 기룐이란 이름은 작은 그릇, 연약함, 파멸, 끝장을 뜻하는 어근을 갖고 있다. 생각해보기 사람은 죽을 때까지 그 이름을 갖고 산다. 나는 내 이름 뜻에 맞는 삶을 살고 있는가? 본문에 나오는 사람들은 그 이름 뜻대로 운명처럼 살 수밖에 없었는가? / 그렇지 않다. 룻기는 등장인물의 운명을 열거해 놓은 책이 아니다. 사람을 통해 역사를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드라마다. 따라서 룻기를 읽어가는 우리는, 나를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드라마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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