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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곳은 곶감철입니다. 감 수확은 이미 끝났고, 감 껍질을 까서 곶감용 덕장에 매다는 일을 하고 있지요. 큰 일교차 속에 12월 말이면 달고 맛있는 곶감이 되어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줄 겁니다. 그런데 이미 감 수확이 끝난 이 때에, 예쁘게 생긴 주황빛 감이 그대로 달려 있는 나무가 눈에 띄었습니다. (사진) 감나무가 옆으로 기울어진 게 좀 기괴하게 보이긴 하지만 이파리를 다 떨군 채 감만 달려 있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처량해 보이기도 하고 뭐, 그렇더군요. 그래서 나무에 달린 감을 유심히 보니 '단성시'라 불리는 감이었습니다. 이 감은 곶감용으로는 적당하지 않고 감말랭이나 좀 더 익혀서 홍시로 먹습니다. 곶감용 감에 비해 조금 덜 달기도 하고요. 이 감나무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다 익은 감을 저렇게 놔두면서 지나가는 이들을 웃음 짓게 하고, 온갖 날짐승들의 배를 불려주고 있습니다. 단성시, 저 감나무의 올해 역할은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