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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는 ‘바깥’이 없다 (로마 3:27~31) - 로마서 묵상 12 사람이 죽게 될 운명에서 살아나는 것을 ‘구원’이라 한다면, 그 구원을 위하여 한 일 또는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그런 것은 없다는 게 바울의 주장입니다. 율법을 잘 지켜서 구원받는 것도 아니고, 선행을 많이 해서 구원받는 것도 아닙니다. 27~28절 : 자랑하려 하나, 자랑거리가 없으니 자랑할 수가 없습니다. 겸손해서 자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율법을 지키는 ‘행위’에 예수를 믿는 ‘믿음’을 대비시키고는 앞엣것을 부인함으로써 뒤엣것을 인정합니다. “행위가 아니라 믿음”, 이를테면 바울 신학의 중요한 명제인 셈인데, 이것은 “인위(人爲)가 아니라 무위(無爲)”라는 말과 같습니다. 무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것을 한다는, 하지 않는 게 없다는, 그런 말입니다. 모든 것을 하되, 인위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저절로 한다는 말입니다. 예수를 믿는 것은 그분의 말씀(뜻)을 자기 몸으로 구현(具現, embody)하여, 마침내 그분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 안에서 ‘나’(ego)가 완전히 죽어 없어지는 것입니다. 내 뜻이나 계획 따위가 철저하게 부인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이란, “내가 믿나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믿나이다”라고 말하는 그 ‘나’가, 믿는 대상 앞에서 완전히 비워져서, 마침내 그 대상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29~30절 : 하나님에 관하여, ‘내가 하나님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말대로 인간이 하나님께 대하여 가질 수 있는 또는 가장 높은 인식은, 그분이 누구인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사실은 그래서 하나님이십니다. 인간의 유한한 능력으로 파악된다면 이미 그것은 하나님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이기에 한 분이십니다. 아무도, 무엇도, 한 분이신 하나님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나님께는 ‘바깥’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과 예수의 관계도 “아버지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아버지가 있는” 관계입니다. 서로 ‘안’에 있습니다. 하나님과 예수님과의 관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지금 이 말을 하는 이목사와 이 말을 듣는 여러분을 포함하여, 천지 만물 모든 것이 하나님과 서로 ‘안’에 있는 관계입니다. 여러분이 만일 여러분 바깥에서 하나님을 찾으려 한다면, 영원히 그분을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안’에 계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인간 세상의 온갖 장벽과, 장벽으로 보이는 허상(虛像)을 무너뜨리십니다. 그분께는 어떤 장벽도 있을 수 없습니다. 유대인도 없고 이방인도 없습니다. 인종도 없고, 계급도 없고, 종교도 없습니다. 다만 인간이 이런, 저런 모양으로 경계를 만들고 장벽을 세울 뿐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것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당신 몸으로 보여주고 가르친 분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그분의 말씀을 믿고 가르침을 따르면, 그에게도 예수님처럼 인간과 인간 사이의 장벽은 물론이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장벽도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것을 가리켜 바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고 인정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이 일에 어찌 할례자와 무할례자의 구분이 가당하겠습니까? - 율법은 그것을 만든 자들의 것이지만 믿음은 모든 사람의 것이니까요. 31절 : 바울이 ‘믿음’이라는 말을 쓸 때는, 언제나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의 ‘믿음’은 추상명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믿는 믿음이고,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예수님의 말씀(뜻)대로 살아가는 구체적인 삶입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넘어뜨리기도 하고 일으켜 세우기도 할 분으로 오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말씀은 무너뜨리면서 동시에 건설하는 ‘힘’이었습니다. 그러면 무엇을 무너뜨리셨습니까? 하나님의 뜻을 거슬러 세운 온갖 인위적인 조작들, 그래서 생겨난 터무니없는 편견과 차별의 장벽들, 강도의 소굴로 전락 된 성전이, 그분으로 말미암아 무너졌습니다. 아울러 무엇이 다시 건설되었습니까? 하늘 아버지의 뜻에 온전히 순종함으로써,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모든 것을 다시 일으켜 세운 분이 예수님입니다. 따라서 그분을 믿는 믿음이, 율법을 폐하지 않고 오히려 굳게 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율법은 인간의 작품이 아니라 하나님이 내리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삶의 적용> 여러분은 참으로 믿는 자입니까? 그렇다면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구분 짓고 나누는 자입니까, 아니면 화합하고 일치하는 자입니까? 여러분의 의로움을 세우겠다고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이 되겠습니까, 아니면 잘 모르지만 하나님의 뜻에 순명하는, 그래서 늘 세우는 사람이 되겠습니까? 오로지 여러분의 몫입니다. 그 몫을 잘 사용하는 성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