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천천히
작성일 2021-10-27 (수) 09:52
ㆍ추천: 0  ㆍ조회: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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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수리 ”
 
지난 주에 (이틀에 걸쳐) 자동차 뒷 범퍼를 칠했습니다. 광택, 선팅, 부분 도색을 하는, 진주의 한 전문점에서 했습니다. 나이 많은 차를, 그것도 범퍼를 다시 칠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십여 년 전, 진주에 내려온 지 얼마 안 된 때, 주차하다가 정원석 모서리를 들이받아 그만 범퍼가 깨지는 일이 있었지요. 재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진주의 한 1급 정비공장에서 새 범퍼를 구입하고 색칠도 새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해부터 뒷 범퍼의 최종 마감(투명층) 일부분이 벗겨지기 시작하더니, 그 아래 칠해져 있는 푸른색이 바래기 시작하더군요. 게다가 벗겨지는 부분이 점점 넓어지기까지.. 속상했지만 오래된 차여서 큰 돈을 투자하긴 어려웠고, 내 나름대로 어떻게 해보겠다고 같은 색깔의 차량용 페인트를 구해 벗겨진 부분을 칠하고 투명 스프레이라커를 뿌려보았는데, 보기 좋게 실패했습니다. 더 지저분해졌지요. ㅠ 하는 수 없이 두 번째 방법으로  차량용 스티커를 구해 붙여보았습니다. 아, 샤이니한 내차 이미지가 훼손될 정도로 영~ 이상했습니가. 2차도 실패! ㅠㅠ 보기 싫어 스티커를 떼어내니, 붙어 있던 곳의 투명층까지 죄다 같이 떨어져버렸습니다. 그러니 범퍼를 다시 칠하지 않고서는 달리 방법이 없었던 겁니다.
그 후 웹 서핑을 통해 진주에 있는 차량 도색 업체 네 곳을 찾아 문의했고, 그 중 가장 싸게 부른 곳에 범퍼 색칠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범퍼 칠하는 과정이야 다 똑같은데도 업체마다 수리비가 달랐으며, 심지어 최고 최저 차이가 두 배가 넘었습니다. "와~ 완전 지들 마음대로구나. 부르는 게 값이네? 도둑이 따로 없구만!" 욕이 나올 뻔했습니다.
다행히 내 차를 맡긴 곳은 업주가 범퍼 칠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고, (사진에서 보듯이) 깨끗하고 꼼꼼하게 잘 마무리되었지요. 그런데 업주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십여 년 전, 1급 정비공장에서 범퍼를 새로 갈 때, 칠을 엉터리로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도료를 쓰지 않았고, 칠도 마감도 대충 했기 때문에 범퍼의 투명층이 시간이 지나면서 벗겨지게 된 거라고 업주는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자동차 출고 당시의 앞 범퍼는 멀쩡한데, 중간에 새로 장착한 뒷 범퍼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엔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습니다. "나쁜놈들! 수리비도 비싸게 받아 놓고 일을 그 따위로 해?!" 앞으로 그 정비 공장에 갈 일은 없을 겁니다. 최근에도 이용했던 곳이거든요.. ㅠ
이곳이 무슨 일기장도 아닌데, 너무 장황하게 이야기했네요. 그래도 이번 일을 겪으면서 분명히 깨닫게 된 사실은,

1. 내 차가 다시 새 차가 됐다는 것 ㅎㅎ
2. 매력적인 오션 블루 색상의 내 차를 더 아끼고 관리해서 희소가치를 실현해보자는 것
3. 아직도 연비가 리터당 12km나 나오는 내 차는, 환경을 해치는 최악은 아니라는 것
4. 세상엔 참으로 도둑놈들이 많다는 것
5. 그래서 우리 사회는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지만) 참 좋은 사람들도 아직까지는 남아있으니, 날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지요.. 살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물건도 만납니다. 어느덧 내가 아끼는 이 차는 20년 동안 함께 하면서 가족 같이 느껴집니다. 헤어지는 날이 언제가 될 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같이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살펴주려 합니다. 나에게는 이미 특별한 가치가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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